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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 정리와 가을 준비

_숨 돌릴 틈도 없이 7월, 8월, 여름이 지나갔다. 8월 31일, 혹은 9월 1일에 늘 하던대로 "한 해가 끝났다" 류의 글 한 줄 적을 마음의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 흘러갔다. 어느새 아침 햇빛이 노릿해지고, 공기에서 차갑고 건조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. 가을이 오는 것이다. 올해는 다행인지, 크고 바쁜 일을 떠 안고 가을에 접어 들어 늘 오시는 '가을님'과 우울한 담소를 나눌 겨를도 없을 것 같다. 사람을 만나고, 사람과 부대끼는 일이라 피곤하기도 하겠지만, 그 안에서 얻는 에너지가 더 많을 것임을 알기에 발걸음이 그리 무겁지는 않다. 다만, 그 사이에서 또 다른 고질병 - 인간 본래의 한계, 완전한 소통의 불가능함 앞에 절망하는 것 - 이 혹 도지지 않을까, 약간은 염려가 된다.
_정신없이 달려오는 사이 나는 어느 새 대학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버렸다. 정신없이 달린 5년 반, 뜀박질 자체에 정신이 팔려 어떤 길을 지나왔는지 가물가물한 부분도 있고, 한 발 한 발 뛰는 발밑만 쳐다보다 고개를 들어보니 모르는 새에 결승선을 지나쳐 버린 것 같아 조금 얼떨떨하고 약간은 허망한 부분도 있지만 그 길을 어쨌거나 뛰어서 지나왔고, 중간에 넘어져 멈춰버리지 않았기에 여기에 서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숨을 골라본다. 여전히 멍-한 상태이긴 하지만, 뛰어 도착한 곳 역시 달려서 지나가야 하는 길이고, 더 길고 더 가파른 길인지라 또 다시, 혹은 관성으로 턱턱 나가고 있다. 이번 가을은 아마도 그렇게 턱턱 나가다 보면 소리 없이 흘러가지 않을까, 생각한다.
_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,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, 그리고 그들을 시간에 얹어 흘려 보내지 말고, 붙잡고 싶다.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정작 사람만 흘려 보내는 이상한 버릇을 뚝- 끊고 싶다. 무언가 꺼내지 못한 말이 남은 것 같은 아쉬운 마음으로 글은 접어야겠다. 내일도 또 턱턱 가을 안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기에.

by 먀이느도루 | 2009/09/06 01:16 | 생각, 생각 | 트랙백 | 덧글(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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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at 2009/09/19 22:18
모르는 새에 결승선을 지나쳐 버린 것 같다는 말이 왠지 와닿는데 _
그리고 중간에 멈춰버리지 않았다는 것도 _
중간에 멈추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, 별로 실감하지 않았었는데,
(왜냐면 내가 하는 일이 '반드시' 해야만 하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인 듯_)
요즘은 그 역시 실감하고 있는 중,

제대로 느낄 겨를 없이 벌써 가을로 훌쩍 접어들어 왠지 속상하지만,
항상 그렇듯이 그냥저냥 시간은 참 잘도 간다,
오랜만의 휴일이라 들었는데
여러모로 충만한 하루였길 _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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