Egloos | Log-in


사진을 현상했다. 찍혔다.

_내가 만든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. 처음에 12장 짜리 필름을 넣었는데 서른 장 가까이 찍히는 게 이상해서 깜깜한 곳에서 카메라를 열어보았더니 필름이 빠져있었다. 다시 잘 끼워넣고 사진을 찍었다. 확실히 필름을 감을 때 손에 느껴지는 느낌이 달랐다. 돌릴때마다 느낌과 소리를 확인하면서 다시 사진을 찍었다. 그런데 또 다시 서른 장 가까이 찍혔다. 이상해서 그냥 사진관에 갔다.
_일요일이라 사진관들이 거의 문을 열지 않았다. 게다가 디카의 보급으로 확실히 필름카메라를 쓰는 사람이 줄어들었는지 있었던 사진관들이 없어지거나,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현상하는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. 전철역 한 정거장을 걸어가서 겨우 문을 연 사진관을 찾았다.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, 중학교를 지나면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사진도 몇 장 찍었다. 좋아하는 목련꽃도 많이 피었길래 또 몇 장 찍었다. 필름 현상만을 주문하고 집에 돌아왔다. 과연 사진이 찍히기는 찍힌 건지 불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.
_잠시 후 다시 사진관에 갔다. 들어가자마자 사진이 진짜 찍히기는 찍히는 건지 여쭤보았다. 찍혔다고 하셨다. 기분이 정말 좋았다. 그런데, 필름이 헛돌아 계속 같은 곳에 찍혔다고 하셨다. 아저씨께서 보여주신 필름은 정말 가관이었다. 달랑 두 장만이 사진의 모양새를 하고 있었고 그 다음부터는 엉망진창 이었다. 열심히 찍은 사진들이 죄다 한 곳에 엉켜서 괴기스러운 모양을 하고있었다. 제대로 찍한 사진 두 장을 인화하고, 필름을 새로 사서 다시 넣었다. 사진관 아저씨께서 필름을 제대로 넣는 법과 헛돌지 않는지 확인하는 법을 알려주셨다. 다음번에는 사진 같은 사진을 가져오겠다고 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. 오면서 또 계속 사진을 찍었다. 비가 온 후라 하늘이 맑고 구름도 적당해서 예뻤다. 막 피어는 꽃들과 나무, 하늘, 강물을 다 사진에 담고 싶다. 돌아오는 화요일에 다시 사진관에 갈 수 있을 것 같다. 벌써 기대된다.

by 먀이느도루 | 2005/04/10 15:52 | 생각, 생각 | 트랙백 | 덧글(0)

트랙백 주소 : http://choiceiv.egloos.com/tb/964033
☞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(트랙백 보내기) [도움말]

:         :

:

비공개 덧글

◀ 이전 페이지          다음 페이지 ▶